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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행

[Spirit Airlines] 당신의 통장을 지키는 스피릿? (Feat. 스피릿 항공✈️ 이용 후기)

스피릿 항공의 악명은 너무너무 높아서 최악의 항공사 순위에도 들어간다. 그렇지만 왜 아직까지도 저 항공사는 그렇게 잘만 운행을 하고 장사를 하고 있을까? 이유는 단 한가지이다. "너무 저렴하다"

비행기를 선택하는데는 여러가지 조건이 있을 것이다. 시간, 공항, 항공사, 안전, 수하물, 서비스, 기내식 그리고.. 가격.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하기도 하다. 저 앞의 대부분의 것들은 돈이 비싸지면 어느정도 해결되는 부분이 있지만, 그렇다고 가격을 생각 안할 수는 없는 법. 스피릿은 그중에서도 가격이 아주 특출나게 저렴하다.

이번에 주인장은 LA(LAX)에서 라스베가스(LAS)를 왕복하는 스피릿 항공을 이용했다.

처음에 스카이스캐너로 봤을 때 왕복해서 비행기 값으로 한 15만원 이하였는데, 3명이서 동시에 같이 예약하려 했던데다가 세명 다 Spirit 공식 사이트에서 결제가 튕겼다. 이게 좀 이해가 안됐던 부분은 세명 모두 Visa 카드, Mastercard, 그리고 결정적으로 본인 명의의 Chase 계좌와 카드가 있었음에도 결제가 안돼서 계속 사이트를 나갔다 들어갔다 하다보니 마지막에 가격이 조금 올라서, 트립닷컴에서 187,500원으로 최종 결제되었다. 편도 1시간 20분 가량의 비행기가 왕복으로 유료할증료와 Tax까지 다 붙어도 20만원 미만인 것은 꽤나 매력적인 부분이다. 주인장도 가격 때문에 이 항공사를 이용했다.

이렇게 저렴한 스피릿이 악명이 높은 이유는 "지연" 때문이다. 조금만 찾아봐도 비행기가 아침에 갑자기 일찍 출발한다고 메일이 왔다는 후기도 있고 갑자기 공항에서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것이 은근 흔한 일이라고 한다. 사실은 미국 국내선이 다 좀 개판이라고는 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지연이 심각하고 최저가 항공사라 보상같은 것을 기대하면 안된다.

우리의 경우에는 LAX -> LAS까지의 비행은 제 시간에 이륙하였으며(오히려 약간 빨리 이륙한 것 같기도 하다. 9시 15분 쯤에 이미 게이트가 닫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보통은 비행 이륙시간보다 최소 한시간반은 먼저 가있는게 정상이므로 크게 문제는 안된다. 평일이어서 그런지 LAX 5터미널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으며 체크인도 모바일 체크인을 통해서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10시 10분에 도착해버렸다ㅋㅋㅋ 원래 도착 예정 시간이 지연 같은 것을 계산해 비행시간보다 길게 측정해서 제시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아주 빨리 도착하면서 오히려 좋았다.

반대로 LAS -> LAX까지의 비행은 지연이 있었다. 밤 11시 55분에 출발해 LAX에 1시 16분에 도착하는 비행기였는데, 중간에 다른 항공기의 게이트가 변경되는 바람에 우리 게이트에서 착륙과 콜로라도로 향하는 비행기의 이륙 때문에 우리 비행기가 지연되었던 것. 방송은 계속 해줬으나 게이트 전광판은 수정해주지 않는 시크(?)함까지 보여줬다.

사진 찍은 시간은 11:53분.. 언제 탈 수 있다는 기약도 없다.

실제로 탑승 후 이륙시간은 새벽 12시 42분이었고 착륙 시간은 1시 40분이었다. 왕복 비행기 모두 실제 비행 시간은 1시간 정도였던 것. 비행기가 빠른게 느껴지긴 한다. 한국인이라면 아주 좋아할 속도긴 했다. 아무튼 우리는 애초에 계획이 공항에서 밤을 새고 새벽 5시에 버스를 타는 것이었기 때문에 지연이 오히려 반갑게도 느껴졌지만, 만약에 LAX에서 다른 환승 스케줄이 있거나 했으면 지연 때문에 조금 스트레스를 받았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거기다가 1시를 넘으면 이륙 허가가 안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랬다면 LAS 공항에서 꼬박 노숙이었기 때문에 위험했을 수도? 스피릿을 탄다면 환승 시간이나 후에 이동하는 교통편을 아주 여유있게 잡아두는 것이 좋긴 할거 같다.

이외에도, 스피릿을 예약하기 전에 알면 좋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먼저, 싸면 위험한 것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기 나름이다. 나도 최악의 항공사 순위에서 스피릿을 봤었고, 몇몇 항공사는 안전을 이유로 타지 말라고 하기 때문에 그런 경우가 아닐까 하고 찾아봤었는데, 생각보다 스피릿은 사고가 난 적이 거의 없고 안전한 편에 속하는 항공사이다. 실제로 탔을 때 체감에도 그랬다. 주인장은 예전에 부산을 가는 비행기가 기상 상태가 너무 안 좋았었는데 고도를 낮출 때 아주 훅!!!떨어진 적이 있어서 트라우마가 살짝 있다. 실제로 타면 조금 흔들리는 정도는 아주 괜찮지만 전날 비행 스트레스 때문에 잠을 잘 못 잘 정도인데, 그런 주인장한테도 스피릿은 괜찮았다. A320은 3x3의 작은 비행기여서 그런지 흔들림이 조금 있다고 느끼는데, LAX -> LAS까지는 날씨가 맑았어서 아무 문제가 없었고, LAS -> LAX까지는 LA 주변에 두꺼운 구름과 많은 비가 내리고 있는 상황이었는데(홍수주의보였음), 별로 흔들리지도 않았고 고도를 낮추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았으며 착륙도 우리나라 자국기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안정적이었다.(이건 기장님의 손에 따라 다를 수도 있다.) 이 부분에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다.

둘째로, 스피릿은 매우 엄격한 수하물 규정을 가지고 있다. 주인장은 이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꽤 받았었다.

딱 가방 한개만 가능하다. 백팩 한개에 매는 것 정도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그 매는 가방조차 한개로 더 카운트 돼서 추가금이 붙는다. 무조건 하나 안에 들어가야한다. 미국은 대부분의 항공사가 국내선, 특히 서부끼리 이동할 때는 carry-on(기내용 캐리어) 가방에 대해 charge를 한다. 근데, 스피릿은 그 국내선 중에서도 악명이 높은데 carry on bag이 편도로 55$씩 붙는다. 고작 왕복 18만원짜리 여행을 하면서 110$를 기내용 캐리어에 낼 수 없었다. 그렇다고 check를 하면 되지 않냐 하겠지만 이건 더 비싸다. 물론 아예 여행을 오면서 짐을 무조건 들고 여행해야하는 사람이라면 La에서 짐을 보관소에 따로 맡기거나, spirit에 더 페이를 하고 맡기거나 들고 타거나, 다른 항공사 비행기값+짐값을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주인장은 미국에서 현재 살고 있는데 이걸 지불할 수 없게 느껴졌다. 미국에서도 가장 최저가 LCC이기 때문에 수하물을 비롯해 모든 서비스에 추가 요금이 붙는다. 저렴한 가격을 위해 타는 스피릿인데 추가금을 물 수는 없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은 지연 뿐이다라는 마음가짐으로 타는 것이 좋다. (물은 물론이고 기내식 등등 다 추가요금이다.) 아무튼, 다시 돌아와서 저 사이즈를 굉장히 엄격하게 잰다는 소문이 있어서 굉장히 불안해하며 가방도 새로 사고 짐도 세네번이나 다시 싸며 부피를 최대한 줄여 갔었다.

첫번째 사진에 있는 one included 통 속에 들어가면 된다. 왠만한 백팩 정도에 아주 꽉 넣는 정도는 문제가 없다. 내 가방도, 친구 두명의 큰 백팩들도 아무 문제 없이 쏙 들어갔다. 눌러서라도 들어가면 된다고 한다. 탑승하기 직전에 확인하는 데 직원들도 저 가방 크기 감으로 재는 것에 귀신이라고 들어 두근두근 했으나 아무런 제제 없이 탑승할 수 있었다! 추가금 없이 스피릿 타기 성공!

셋째로, 좌석 간격은 아주 안정적이다. 좌석 좌우로는 한국 항공사 비행기보다는 넓다고 느꼈고 편안했다.(주인장은 아주 평균적인 여성 사이즈이다.) 앞뒤 간격은 걍 평범한 A320 정도의 간격이었다. 테이블은 아주 쪼꼬미 그자체인데 고작 1시간 비행에서 할 게 별로 없기 때문에 굳이 열어보지조차 않았다.

마지막으로, 체크인은 모바일 체크인을 하면 된다. (사람한테 하는 데스크 체크인은 유료라고 본 적이 있는 것 같다...) 모바일 체크인은 Spirit 앱을 통해 할 수 있는데, 로그인도 필요 없이 confirmation number랑 last name을 넣고 앱에 여행을 등록해둔 다음에 24시간전부터 열리는 체크인을 하면된다. 이때 좌석을 선택할 수 있다고 뜨면서 모든 좌석에 가격이 뜨는데, 이때 당황하지 않고 아무것도 안 누르고 continue를 하면 된다. 어떠한 추가 요금도 선택하지 않고 체크인이 다 완료가 되면 VIEW TRIP DETAILS를 누르고 들어가서 제일 밑으로 내려가면 자동 배정된 좌석을 확인할 수 있다. 주인장은 17시간 전 쯤에 체크인 했을 때는 20번대 줄이었고 (친구들은 7시간 전에 했었는데 11번대 받음), 12시간 정도 전에 체크인 했을 때는 7번째 줄이었다. 운이 좋으면 앞자리도 앉을 수 있다. 그리고, 좌석 선택을 하지 않으면 랜덤배정이라고는 하는데 거의 순차적으로 체크인을 하면 옆으로 배정해주는 경우가 조금 있는 것 같다. 우리의 경우 12시간 전에 체크인을 했을 때 거의 동시에 했었는데 3명이 나란히 7번째 줄에 앉아서 올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번 스피릿 항공을 이용해보고 다음에도 이용할 것이냐고 묻는다면 지연이 문제 없는 한 무조건 그렇다고 할 것 같다. 솔직히 가격 값한다. 미국은 모든 것이 비싼 곳인데, 스피릿은 가성비가 말이 안된다. 하지만, 무조건 환승이나 교통 이용편은 여유있게 잡아둘 것 같다. 솔직히 LCC에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 것이 맞고, 우리나라의 다양한 LCC들, 저가항공사들도 지연이 많이 되고 여러 이슈가 많은 것을 생각하면 스피릿 정도의 지연은 괜찮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거기다가 스피릿은 다양한 시간대의 비행기를 제공하므로 선택지에 있다면 당연히 스피릿을 선택할 만하다. 물론 최악의 항공사라고 이름이 붙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장점과 단점이 명확한 항공사이니 많이 찾아보고 기대 없이 타면 충분히 메리트 있는 항공사라고 느끼게 될 것이다.

안녕 스피릿✈️